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세저리 이야기
아주경제 동기가 된 14기 두 동기의 소식 ①김지윤 편
- 석* *
- 조회 : 4234
- 등록일 : 2023-09-11
아시는 분은 이미 다 아는 내용인데, 조금은 뒤늦게 이 소식을 올리는 이유는 두 동기의 취업 소식을 묶어서 올릴까 하나씩 올릴까 결심을 쉽게 하지 못했기 때문이랍니다. 약간 말이 안 되는 이유같지만 사실입니다. 바로 지윤 씨와 은솔 씨가 정성스레 써서 보내온 소감 때문입니다.
경향신문에 간 오동욱 기자의 경우도 직접 써서 보낸 후기를 거의 대부분 전재했는데, 그 전통을 이어받아 이번에도 두 사람이 모두 좋은 글을 보내왔답니다. 며칠을 고민하다가, 이걸 도저히 요약하거나 발췌하면 안 될 것 같아서 전문 첨부하기로 마음먹었답니다.
이제 며칠 지났으니 회사 다니는 느낌이 날까요? 신입 시절에 마음 편한 동기가 함께 있다는 것만 해도 좋은데 세저리 동기가 같이 있으니 서로 큰 도움이 되겠죠. 어려운 수습 시절 잘 헤쳐나가길.
이 사진은 '이달의 단비 언론상'을 받은 뒤 수상소감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이네요. 머지 않아 이달의 기자상을 받는 김지윤 기자를 기대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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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래 전부터 기자가 되는 날을 꿈꾸곤 했습니다. 합격 통보를 받으면 기분이 어떨까. 기뻐서 눈물이 날까. 신나서 방방 뛰어다닐까. 합격 문자를 받은 지난 25일 아침. 생각보다 저는 덤덤했습니다. 됐구나. 그 생각 하나 뿐이었던 것 같아요. 아니 오히려 얼떨떨 했습니다. 한 코스, 한 코스씩 완주하고 있는데 가속도가 붙은 어느 시점에 누군가 이제 끝났다고 말한 느낌이었습니다. 아직 더 달려야 할 것 같은데 끝났다고 하니 얼떨떨했습니다.
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. 아는 것도 많지 않고, 글도 논리적이지 않습니다. 오늘도 한 언론사 필기에서 떨어졌습니다. 3주 전에는 한 언론사 면접에서 떨어지고 다음 모의면접을 준비하며 펑펑 울었습니다. 경제 까막눈에 가까운 제가 경제지에서 어떻게 기사를 쓰나 막막하기도 합니다. 하지만 한 코스씩 완주하던 그 느낌 대로 차근차근 부족한 점을 채워나가면 또다시 가속도가 붙고, 나도 모르는 사이 무언가를 완주해낼 것이라 생각합니다.
세저리에 다니던 시절, 안수찬 선생님이 늘 귀에 못이 박히게 하시던 말씀이 있습니다. 언시생이 아닌 기자라는 생각으로 준비해라.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현실에 적용하기는 참 쉽지 않은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. 그런데 졸업하고 나니 그 말을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보이더군요. 아이러니한 일이지만, 졸업 후 세저리에서의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 저도 모르게 생존본능을 발휘했던 것 같습니다. 그랬더니 자기소개서를 쓰거나 현장 실무평가에 나갔을 때 당장 취재 가능한 기사 위주로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. 세저리에 재학 중인 분들은 조금 더 빨리 이 말을 적용할 수 있으시리라 생각합니다.
세저리 이야기에 보낼 사진을 고르기 위해 지난 사진첩을 뒤적거렸습니다. 세저리에서 참 많이 놀았더군요. 눈이 올 때마다 밖에 나가 동기들과 눈사람을 만들었고, 모래처럼 눈을 흩뿌리며 렛잇고를 불렀습니다. 합격과 불합격을 매순간 함께 한 동기들이 있었기 때문에 졸업 후 막막했던 순간들을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. 그러니 다른 분들도 세저리에서 좋은 추억도 많이 만드시길 바랍니다. 그리고 무엇보다 졸업 후에도 서슴없이 연락을 받으시며 모든 전형 과정을 도와주신 제쌤, 석쌤, 안쌤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!!